유 시 민 [서른 살 사내의 자화상] 삼십. 흔히 하는 말로 '꺽어진 육십' 내 나이다. 세상은 나에게 여러 가지 이름을 붙여주었다. '제적학생' 이것은 사실 그 자체다. 나는 대학에 두 번 입학해서 두 번 다 제적당했다. 성적증명서를 떼보면 2학년까지밖에 나오지 않는다. 나의 어머니와 고향 친구들, 함께 일하는 동지들과 친지들은 나를 '민주투사'라고 부른다. 하지만 형사와 검사, TV 아나운서와 정부당국의 '나으리들'은 나를 일컬어 '좌경용공분자'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름들은 사람들이 자기 주관에 따라 붙여준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일할 능력이 있으면서도 일자리 없이 여기저기 배회하는" 실업자라고 나를 비난한다. 그렇다. 나는 직장이 없다. 하지만 직업은 있다. 나는 힘으로 벌어먹고 산다. 번..